세상만사

잘못된 언어문화 잘못쓰는 높임말, 어디까지 아세요?

고두암 2015. 11. 28.

세계 어느나라 보다도 발달된 우리의 말이 잘못된 언어문화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잘못쓰는 높임말,

어디까지 아세요? 생활 속에서 잘못쓰는 존대어와 호칭 등을 통해 잘못된 언어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1. 식사는 일본 군대에서 쓰던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부장님, 식사하셨어요?"라고 얘기하고 집에서는 "아버지 식사하세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식사(食事)를 한자로만 풀이하면 '먹는 일'로 "식사하세요."하면 "먹는 일

하세요."가 되기 때문입니다.

 

 

'끼니로 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이라는 국어사전의 뜻풀이를 더 보더라도 식사에는 높임의 뜻이 없습니다.

게다가 식사는 원래 우리 한자말이 아니라 일본식 한자말입니다. 일본 군대에서 쓰던 말을 광복 후 일본군 출신

들이 우리 사회에 퍼뜨린 것입니다.

 

우리는 예로부터 어른들께는 '진지'라는 말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그 좋은말 '진지'가 일본말에 뿌리를 둔 '식사'

에 완전히 밀려나서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 두살 많은 선배에게 진지라는 말을 쓰기는 거북

하지만, 그럴 때는 '아침, 점심, 저녁'을 쓰면 충분합니다.

 

"부장님, 점심(저녁) 드셨어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말이나 글에서 '식사가 끝났다거나 '저녁 식사로

국수를 먹었다' 따위로 식사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윗사람들에게 공손히 말씀드릴

때는 "식사하셨어요?"보다 "진지 드셨어요?"라거나 "점심 드셨어요?"라고 하는 것이 바른언어 생활입니다.

 

 

2. 높여야 할 것은 사물이 아닌 사람입니다.

 

"고객님, 그 상품은 품절되셨고요, 오늘은 이 상품이 세일 중이세요." "고객님, 수리는 가능하지만 새 상품으로

교환은 안 되세요." 이들 표현은 얼핏 아주 친절한 말로 들리지만 바른 표현이 아니며, 아주 무례한 말입니다.

 

조금만 따져 보아도 금방 잘못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상품을 가리키는 말에 존대를 뜻하는 '시'를 붙여 상품을

높이고 있습니다. 즉, 물건을 사는 고객을 높인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파는 상품을 높인 표현인 것입니다.

 

우리가 높여야 하는 대상은 사람이지, 사물은 아닙니다. 따라서 사물과 호응하는 말에 높임말을 뜻하는 말을

사용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위의 문장에서는 '교환은 안되요, 품절됐고요, 세일 중이에요." 등으로 표현해야

바른 말이 되는 것입니다.

 

 

3. 잘못된 존대 표현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간곡한 부탁의 말씀이 계셔서 저희 팀이 양보했습니다." 여기서 '말씀이 계시다'는 잘못된 존대 표현입니다.

'계시다'는 '있다'의 높임말로 사물이나 동물에게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바르게 표현하려면 "간곡한 부탁의

말씀이 있어서 저희 팀이 양보했습니다."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즉, 말씀이 사람이 아니므로 '말씀이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바른 표현인 것입니다.

 

"아이가 앉아 있다, 할아버지께서 앉아 계신다."는 맞는 표현이지만, 나름 존대를 한다고 "꽃이 피고 계시다,

강아지가 졸고 계시다."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할아버지의 말씀이 계셨다."는 바른 표현일까요? 아닙니다. 바른 표현은 "할아버지께서 말씀을 하셨다."

아니면 "할아버지의 말씀이 있으셨다."입니다. 한 가지 더 살펴볼까요? "이곳에 사인하실께요." 바른 표현일

까요? 아니지요. "이곳에 사인해주세요."가 옳은 표현입니다.

 

 

4. 삼촌이 장가가면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삼촌은 결혼하지 않은 아버지의 남동생을 부르는 말입니다. 결혼한 아버지의 남동생은 작은 아버지이고요.

따라서 삼촌이 결혼을 하게 되면 '작은 아버지'라고 불러야 바른 표현입니다. 특히 형수가 시동생(남편 동생)

을 도련님(결혼하지 않은 시동생의 호칭)이나 서방님(결혼한 시동생의 호칭)으로 부르지 않고 그냥 '삼촌'이

라고 부르는데, 무식하기 짝이 없는 표현입니다.

 

 

5. 아버님이란 호칭도 함부러 사용해선 안됩니다.

 

살아 계신 아버지를 남에게 아버님이라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예로부터 남에게 자기 가족을 높여 말하는 것은

예법에 어긋난 행동입니다. '아버님이나 어머님'이란 호칭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남에게 말할 때 사용하는 말

입니다.

 

따라서 남에게 자신의 부모님을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호칭한다면 살아 계신 부모님을 돌아가신 분들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해 불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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