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여자 황제가 나타났는데, 바로 측천무후입니다. 중국에서 여성으로 유일하게 황제가 되었던
측천무후는 당나라 고종의 황후였지만, 690년 국호를 주나라로 고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15년간
(재위 690년~705년) 중국을 통치하였습니다.
측천무후의 본명은 무조로 목재 장사를 하여 부자가 된 무사 출신 집에서 태어났으며, 외모가 뛰어
난 그녀는 14세 때 당나라 2대 황제인 태종의 부름을 받아 대궐로 들어가서 궁녀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태종이 병이 나자 태자였던 치가 병문안을 왔다가 아리따운 무조의 모습에 반하고 말았고,
태종이 병으로 죽자, 치가 당나라 3대 황제인 고종이 되었고, 무조는 고종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소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보잘것 없는 궁녀 직분에서 소의가 된 무조는 이 때부터 황후가 되기 위한 계략을 꾸몄고, 그 결과
고종의 아내였던 왕황후와, 왕황후를 따르던 소숙비가 쫗겨나 죽임을 당했습니다. 전해오는 이야기
에 따르면, 무조는 왕황후와 소숙비 두 여인의 손발을 자르고 술 항아리에 넣어 죽였다고 합니다.
소숙비는 죽을 때, "무후(무조)는 쥐가 되어라! 나는 고양이가 되어 잡아먹겠다."고 하며 무조를
저주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무조는 궁중에 있던 고양이를 몽땅 잡아 죽이고, 키우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655년, 드디어 무조는 황후의 자리에 올라 측천무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 측천무후는 정치에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종은 질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정무를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측천
무후가 32세, 고종이 28세 때입니다.
측천무후는 타고난 정치가였는데, 660년 고종은 아예 측천무후에게 모든 것을 맡겨 버렸습니다.
당시에는 한반도에서 신라와 고구려, 백제 삼국이 치열하게 대립하던 시기였으며, 측천무후는
소정방을 신라에 파견하여 백제를 멸망(660년)시키고, 668년에는 고구려도 무너뜨렸는데, 이는
수양제와 당태종의 숙원이었던 한반도 정복을 이룬 것입니다.
이로써 당의 영토는 건국 이후 최대로 확대되었고, 674년 측천무후는 황제, 황후라는 칭호 대신
천황, 천후라는 칭호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675년 황태자 홍이 별안간 죽자 무후가 독살했다는 소문이 퍼졌고, 무후의 들째 아들 현이
황태자가 되었으나 반역죄로 몰려 자결했습니다. 683년에 고종이 죽자 셋째 아들 현이 황제가
되었으나, 중종으로 불린 현은 재위 1년 만에 측천무후에게 쫓겨났는데, 황후 위씨가 권세를
부렸다는게 그 이유였습니다.
690년 마침내 측천무후가 황제의 자리에 올랐고, 측천무후는 나라 이름을 '주'라고 고치고,
넷째 아들 단을 황태자로 삼아 성을 무씨로 고쳤으며, 자신은 스스로 신성 황제가 되었습니다.
측천무후는 혹독한 성품과 계략으로 유명하지만 정치업적 중에는 뛰어난 것이 많았습니다.
그녀는 과거제도를 바로잡아 실력있는 인재를 많이 뽑아 썼으며, 또 이들에게만 장안성 북문
출입을 허용하여 '북문지사'로 대우했는데, 북문지사들은 다음 대인 현종 때 당나라 문화의
황금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렇게 인재를 뽑아 신흥 관리로 등용시킨 데에는, 귀족들의 힘을 억압하고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려는 뜻도 있었습니다.
또한 측천무후는 어머니가 죽을 때도 아버지가 상을 당한 것처럼 장례를 치르도록 법을 정해
여성의 지위도 높였고, 불교도 장려하여 전국에 대운사를 세웠습니다.
그녀가 다스린 50년(황후 때부터 황제 때까지) 동안은 농민봉기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민중의 생활이 매우 안정되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705년 측천무후가 죽자 당의 정치는 한동안 불안정해졌으나, 710년 복위했던 중종이 죽고,
712년 현종이 황제 자리에 오르자, 당은 다시 안정을 되찾기 사작했으며, 현종이 다스리는
동안 당의 국력과 문화는 절정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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