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고사상에 돼지머리 올리는 이유 뭘까

고두암 2016. 6. 7.

고사 지낼 때 흔히 돼지머리를 사용하는데, 고사상에 돼지머리 올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고사상돼지머리는 그 배경을 무속 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사상에 돼지머리 올리는 이유>

옛날에 옥황상제 밑에 '업' 장군과 '복' 장군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서로 다투자, 옥황상제는 탑 쌓는 시합

을 제안해 승자를 가까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합에서 '업' 장군이 잔꾀를 부려 승리를 하자 옥황상제는 '복' 장군이 계속 당할 것을 우려합니다.

그래서 '복' 장군을 돼지로 환생하게 해서 사람들이 하늘에 소원을 빌 때 중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

다고 합니다. 이리하여 하늘과 중개할 권한이 있는 돼지머리가 고사에 쓰이게 되었답니다. 

 

 

우리 민족이 돼지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고구려 2대 왕 유리왕 때 삼월삼짇날

돼지와 사슴을 사냥해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중국 역사서 진서에는 "고구려인들은 장사를 지낼 때 나무로 작은 곽을 만들고 돼지를 잡아서 그 위에

쌓아놓는다. 이 돼지를 죽은 사람의 양식이라고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동네를 지켜달라고 비는 동제나 큰굿에는 돼지를 희생재물로 쓰고 있습니다. 돼지가 지신,

즉 집터와 집안 대지를 지키고 관장하는 신의 상징으로 인식됐기 때문입니다. 

 

 

또 돼지의 한자말 '돼지 돈(豚)' 자는 우리말 '돈'과 같은 소리를 내고, 돼지는 새끼를 많이 낳습니다.

이런 돼지처럼 다산과 부귀영화를 누리기 바라는 마음으로 돼지머리를 올리고, 코나 주둥이에 돈을

꽂는 것입니다. 

 

 

또한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을 겁니다. 만약 소를 공물로 바치려면 소를 통째로 잡아야 하는

데, 농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귀한 소를 잡기는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소보다 구하기 쉽고 가격도 싼 돼지머리를 올린 것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무속 신화로 인해 돼지가 하늘과 중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고 믿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

됩니다. 

 

그리고 돼지머리의 웃는 모습은 인상이 매우 좋아 사람들에게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어왔습니다.

반응형

댓글